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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원 이모저모

[교육원 이모저모] 활동가 기초과정 수강후기 - 서울42기 진현수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진행된 <활동가 기초과정> 서울42기를 수료한 진현수 동지의 수강후기를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보조강사 없이 혼자 진행한 첫 기수였는데, 짧지 않은 시간동안 부족한 안내강사와 함께 공부하느라 애쓰신 진현수 동지와 42기 수료생 동지들께 특별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편집자주]

 

기본이 아닌 기초를 얘기하는 활동가 교육

 

진현수

<활동가 기초과정> 서울42기 수료생

 

문화예술공연 노동자로 지내온 저는 올해 초부터 민주노총 청년 활동가 교육을 받으며 노동운동에 대해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활동가란 노동운동에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닌 사회가 더 나은 공간이 되기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가진 채 기초과정 교육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활동가에 대한 이해도와 노동조합의 활동가로서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며 교육에서 느낀 몇 가지를 적어봅니다.

 

<활동가 기초과정>을 높은 출석율로 수료한 진현수 동지입니다. [편집자주]

 

활동가란 주체성을 가져야 하는 것

 

교육을 시작하며 가장 먼저 이야기를 나눈 것은 주입식 교육이 아닌 함께 배워나가고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며 교육의 주체가 자신이어야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강사와 교육생으로 나눠진 이분법적인 관계가 아닌 함께 공부하며 성장해 나가는 것이 한 사람 한 사람 개인을 존중하며 각자를 형상화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자료를 보면서 한 줄 한 줄 소리 내어 읽거나, 한 문단이 끝날 때 각자의 의견과 생각을 가볍게 혹은 깊이 있게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좋았습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 나누는 것이 낯설었던 저에겐 수평적인 관계 안에서 실수해도 괜찮은 이 교육의 장이 주체적인 활동을 연습할 수 있던 공간이었습니다. (서로서로 어색해서 몇 주 지나고 활발해진 건 비밀입니다..) 한편으론 자신의 주장이 있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문제를 글로만 읽고 마는 것이 아닌 생각과 생각을 엮어 사회 문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정리 혹은 의식화시키는 것이 활동가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자신이 삶의 주체, 사회의 주체, 노동의 주체라는 것을 체계적으로 정리된 글로 쉽게 이해할 수 있던 교육이었습니다.

 

 

열린 사고방식, ‘끊임없이질문하는 것

 

(교육 중엔 대체로 질문이 적었지만...) 사회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며 문제의식을 하고 토론하는 것이 활동가라고 생각했습니다. 노동문제, 성평등문제, 환경문제 등 사회문제를 배워가며 한국 혹은 세계적인 사례와 의견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반대, 찬성 혹은 중립에 대해 활발하게 얘기 나눴던 것이 기억납니다. 실제로 교육 때도 서로가 이해한 운동의 목적, 활동의 목적, 교육의 목적 그리고 직업과 삶의 방향성도 달랐기에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존중과 타협했던 과정이 기억에 남습니다. (깊이 있는 이야기는 뒤풀이 때 더 많이 나왔습니다.)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이 활동가 주체성이라면, 다양한 의제들과 의견들을 이해와 수용할 수 있는 것이 활동가의 사고방식이라고 느꼈습니다. 이 두 가지를 합친 것이 활동가의 기초구나 생각했던 거 같습니다.

 

기초란 사물을 지탱하는 기반, 토대, 구조라고 합니다. 활동가 기초과정은 활동가가 무엇인지 답을 알려주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교육 속에서 자기의 방향을 찾아 나서는 방법과 구조에 대해 알려주는 교육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자료, 분위기, 진행에 대해 아쉬움 점도 있었지만 활동가라는 개념을 텍스트만이 아닌 다양한 교류와 활동들로 알 수 있게 해준 교육이었습니다.

 

 

활동가의 활동’(실천)을 만든다는 것

 

교육 동기들과 함께 투쟁사업장 혹은 시민단체와 노동조합을 가서 활동을 만드는 것이 조별 과제였고 저에겐 가장 좋았던 시간이었던 거 같습니다. 이주 노조를 방문해 우다야 라이 위원장님과 인터뷰를 나누며 이주노동자 노동문제를 들은 뒤엔 인터뷰에서 끝나는 게 아닌 연대와 함께 싸울 힘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주체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주체를 갖게 되었을 때 다음 스텝인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실제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활동가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교육으로 끝나는 게 아닌 실천을 통해 활동가를 배울 수 있었고 개인이 아닌 함께 활동을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활동가는 활동(실천과 운동)을 만들면서부터 진정한 활동가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활동에는 직접행동이 있을 수도 있고 연대로 행동할 수도 있다는 것, 중요한 건 끊임없이 질문 던지며 활동하며 자기의 주체가 존재해야 한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 노동운동역사와 사회문제를 알 수 있어 좋았지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하는 태도, 어떤 태도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활동가인지를 인식할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노동조합 활동가를 목표하며 지내고 있는 요즘, 활동가라는 태도와 마음가짐을 어떻게 노동운동과 결합하여 노동조합 일을 해나갈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활동가는 직업이 아니라고 하지만 저는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활동가가 왜 필요한지, 그런 활동가가 어떻게 세상을 바라봐야 하는지, 그 방식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은 교육입니다. 3개월 동안 함께 한 동기분들과 다른 현장에서 활동가로서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42기 수료생 동지들. 활동을 이어가는 동안 서로서로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