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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원 이모저모

[교육원 이모저모] <땀·꿈·끈 : 노동 수수께끼> 신규 교육과정 소개

교육원에서는 올해 <땀·꿈·끈 : 노동 수수께끼> 라는 노동인문학 교육과정을 새로 개발했습니다. 지난 달에는 교육원 안내강사 역량강화교육으로 전국의 안내강사들을 모시고 시연을 했고, 이번 주 부터는 서울에서 교육원 주변 단체들을 대상으로 시험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새 교육과정 소개를 박장현 상임교과위원님이 써 주셨습니다. [편집자주]

<땀·꿈·끈 : 노동 수수께끼> 함께 풀어보실까요?

 

박장현

평등사회노동교육원 상임교과위원

 

 

새 교육과정의 로고입니다. 로고는 울산의 박기옥 동지께서 손수 그려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편집자주]

오늘날 우리는 기후 위기를 비롯한 생태 위기가 인류의 안녕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해졌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그 원인은 다름 아닌 우리 인류의 노동이라고 합니다. 인류의 노동이 지구 생태계 파괴의 주범이라는 뜻이죠. 이런 의미에서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를 인류세라고 부르자고 제안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입니다.

 

만약 인간의 노동이 조속한 시일 안에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다면 생태계뿐만 아니라 바로 인간 자신이 큰 불행을 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자연생태계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실은 우리의 노동은 오늘날 눈알이 돌아갈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21세기 신기술들이 노동과정을 엄청나게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로봇이 인간의 육체노동을 대신하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AI가 인간의 정신노동까지 대신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변화가 인류와 생태계를 어떻게 변화시키게 될까요? 나와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뀌게 될까요? 생태위기와 신기술 사이에는 어떤 연관관계가 있을까요? 이럴 때 우리 노동자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이런 질문들이 오늘날 새로운 노동 수수께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오래된 수수께끼 중에도 여전히 풀리지 않고 남아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과연 노동은 신성한 것일까요? 인간의 노동과 동물의 활동 사이에는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을까요? 대자연은 극복과 정복의 대상일까요? 고생스럽게 노동하지 않으면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은 없을까요?

 

21세기 신기술과 글로벌 생태위기는 새로운 수수께끼뿐만 아니라 오래된 수수께끼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 인간의 노동과 삶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요구하고 있죠.

 

<··: 노동 수수께끼>는 노동과 삶의 철학적인문학적 토대를 공부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여러 가지 노동교육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노동조합에는 조합원 교육이 있고, 학교에는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주변의 대다수 노동교육은 주로 자본주의 질서 안에 갇혀 있는 경제적 이해관계와 법률적 권리관계를 따지는 내용을 담고 있을 뿐입니다. 노동과 인권의 철학적인문학적 뿌리를 공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별로 없습니다.

 

우리의 삶에서 노동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있을까요?

 

노동은 우리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가 인간으로 존재할 수 있는 근본적인 조건입니다. 그러므로 삶의 의미도, 행복의 내용도 노동을 떠나서는 제대로 밝혀내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주변의 대다수 노동교육은 노동을 단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축소하여 가르치고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교육도 돈 계산으로 귀결되고 있으며, 노동3권 교육도 돈 계산으로 귀착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돈으로 환산하는 자본주의는 노동의 바깥에 삶의 진정한 의미와 행복의 진정한 구성요소가 있다고 착각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이 생태계 바깥에서 노동과 삶을 꾸리고 있다고 착각하도록 강요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평등사회노동교육원은 <··: 노동 수수께끼>를 통하여 노동과 삶의 철학적인문학적 토대를 공부하고자 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노동의 안에서, 그리고 자연생태계 안에서, 삶의 의미와 행복의 내용을 찾아가는 공부가 될 것입니다. 이런 공부를 통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자본주의 질서 너머의 노동을 상상할 수 있을까요?

 

철학은 너무 오묘하여 어렵고, 인문학은 너무 방대하여 어렵다?

 

이것도 착각입니다. 철학인문학 공부가 반드시 어려울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대중의 건전한 상식이 곧 철학이며 인문학이기 때문입니다. <··: 노동 수수께끼>는 재미있는 수수께끼 놀이를 하듯이 노동과 삶의 철학적인문학적 토대로 접근해갈 것입니다. 수수께기를 풀듯이 생태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을 캐묻고, 21세기 신기술의 인류역사적 의미를 찾아볼 것입니다.

 

<노동 수수께끼>에 이어서 평등사회노동교육원은 <노동해방 수수께끼> 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그것은 생태위기를 극복하고 노동해방 세상으로 나아가는 구체적인 길을 찾는 프로그램이 될 것입니다.

 

<··: 노동수수께끼>는 여섯 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강은 두 시간 정도의 분량을 담고 있습니다. 전체 프로그램의 흐름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노동 수수께끼>(2023년 판) 목차

 

[여는 마당]

나와 노동 (자기소개)

나에게 공부란?

공부 대신 수수께끼 놀이를 한다면?

 

[1] 삶은 노동이다. : 노동의 몫

나의 삶과 노동: 시간

나의 삶과 노동: 소득

나의 삶과 노동: 사회적 끈

나의 삶과 노동: 사회적 지위

나의 삶과 노동:

 

[2] 노동은 꿈이다. : 생각하는 동물

노동과 행복

행복의 구성요소

본래 노동은

노동이 소외되면

오늘날 노동은

노동해방의 꿈

 

[3] 노동은 땀이다. : 가치의 원천

도깨비방망이

왜 노동은 가치가 있을까?

고생에서 해방되기: 과학기술

과학기술의 두 얼굴: 자연의 반격

과학기술의 두 얼굴: 일자리 소멸

 

[4] 노동은 끈이다. : 직업의 의미

고생에서 해방되기: 협동

직업의 탄생

협동의 끈이 끊어진다면?

협동과 공정

협동의 두 얼굴

생산관계

 

[5] 내 몫과 네 몫 : 어떤 공정성?

왜 누가 일하고, 누가 가지는가?

돈이 돈을 번다? : 자본주의 수수께끼

근로계약의 비밀 : 자유 수수께끼

임금의 비밀 : 공정 수수께끼

임금의 결정 : 수수께끼 중의 수수께끼

공정이냐 연대냐?

 

[6] 노동해방 : 꿈과 길

노동해방 수수께끼

마지막 수수께끼 : 노동해방 집짓기

결단과 선택

 

[닫는 마당]

 


<·· : 노동 수수께끼> 세 살부터 여든까지 모든 사람이 함께 모여서 대화식·참여식으로 공부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노동조합 활동가, 청소년 노동인권교육 강사, 민주시민을 학습모임의 주요 참여자로 초청하고자 합니다.

 

노동조합 활동가들에게 <·· : 노동 수수께끼>는 활동의 올바른 방향에 대한 궁금증을 푸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인간이 인간으로 존재할 수 있는 근본적인 조건이 노동이라면, 노동운동은 바로 그 조건을 근본적으로 이해함으로써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길을 찾아가야 할 것입니다.

 

청소년 노동인권교육 강사들에게 <·· : 노동 수수께끼>는 노동인권의 철학적·인문학적 바탕에 대한 궁금증을 푸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이 근로기준법 교육에 갇혀서는 안 될 이유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노동감수성 교육으로도 부족한 이유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민주시민들에게 <·· : 노동 수수께끼>는 사회를 이해하는 철학적 인문학적 안목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흔히 노동 문제는 사회가 복잡한 갈등과 충돌에 휩싸이도록 만듭니다. 그러므로 노동 문제에 대한 통찰력을 갖추지 않고는 사회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 결과 민주시민으로서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행동하기도 어렵습니다. <·· : 노동 수수께끼>는 노동 문제에 대한 민주적인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공부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