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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꺼리

[읽을꺼리] 브라보 마이 개고생 라이프_(3) 끔찍한 곳에서 구조한 니모 이야기 ①

오늘도 귀여운 댕댕이들 이야기입니다! [편집자주]

 

끔찍한 곳에서 구조한 니모 이야기(1)

 

송기애

평등사회노동교육원 인천 회원

 

브.마.개 등장견물(?)들을 소개합니다

 

 

하니와 니모는 같은 곳에서 구조한 아이들이다.이번 호에서는 니모 이야기를 먼저 할까 한다.

 

니모는 우리 집에 다섯 번째 강아지로 온 아이다.

 

202172, 개인 동물구조 활동가와 봉사자들에 의해 우연히 발견된 고양시의 한 비닐하우스. 그 안에는 이십여마리의 대형견들이 매우 끔직한 환경에 감금되어있었다. 바닥은 온통 똥오줌 밭이었고 아이들은 짧은 줄에 묶여 있었고 두세 아이는 풀려있었다. 아이들은 썩은 음식물 쓰레기와 곰팡이 핀 물을 먹고 살고 있었다.

 

개를 길러서 직접 도살을 하거나 도살장에 파는 곳 같기도 하고, 감당도 못할 동물을 무분별하게 기르는 애니멀호더같기도 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들로 추정컨대, 주인 할아버지가 죽은 후 이곳에서 아이들을 도살하는 것은 멈추었고 할머니가 그냥 아이들을 음식물 쓰레기 먹이며 방치하고 팔기도 했던 것 같았다.

 

짧은 목줄 때문에 옴짝달싹 못하고 똥오줌 위에서 곧 쓰러질 듯 앉아있던 바짝 마른 아이(지금의 하니)는 상태가 안좋아서 바로 병원으로 이송했고, 오랜 설득과 함께 법 위반(축산법,농지법,동물보호법 등) 사항 고발 등으로 압력을 넣은 결과 마침내 주인이 아이들의 소유권을 포기했다. 그 과정은 무척 힘들었다. 아무튼 구조 직후 병원을 거쳐 바로 우리집으로 온 하니와, 곧 출산이 임박해서 출산을 위해 가정집으로 임시보호를 간 임신견을 제외하고 다른 아이들은 일단 그 비닐하우스에서 봉사자들의 보살핌을 받으면서 입양처를 알아보기로 했다. 그 바로 옆에 있는 비닐하우스에는 100세 할머니가 소형견 아이들을 20마리 넘게 기르고 있었다. 그 할머니는 아이들을 사랑했지만 아이들의 환경은 처참했고 그 아이들과 새로 태어난 애기들까지 50여마리를 단체가 아닌 개인 봉사자들이 돌보고 입양처를 알아보게 되었다. 비닐하우스 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봉사자들은 사비를 털고 모금도 하면서 많은 아이들에게 새 삶을 찾아주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고 다른 곳으로 아이들의 거처를 옮긴 지금까지도 그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시골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덩치 큰 진도믹스 아이들의 국내입양은 하늘의 별따기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작고 예쁜 품종견만을 선호한다. 심장사상충에 걸려있어서 치료가 필요했던 니모(하니의 엄마로 추정되어서 내가 하니모친이라는 뜻으로 니모라고 이름을 지었다)도 해외입양을 위해서는 심장사상충을 치료해야 했고, 가정집에서의 돌봄이 필수였다. 그래서 아이들이 발견된 지 4달만에 나는 우리집으로 니모를 데려왔다.

 

 

개농장 같은 곳에서 구조한 진도믹스 등 중대형견들의 해외입양은 해외의 입양단체를 통해서 진행된다. 주로 미국, 캐나다, 독일로 아이들이 입양간다. 해외의 입양단체는 한국의 동물보호단체와 연계해서 한국에서 입양이 안되는 강아지들(주로 대형견이나 장애견)을 받아서 가족을 찾아주는데, 니모는 단체에서 구조한 아이가 아니어서 봉사자 개인이 해외의 많은 입양단체에 메일을 보내고, 몇 달을 매달려서 마침내 한 곳의 단체에 아이들의 프로필을 올리고 입양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해외입양단체에서 아이들의 입양처를 찾아주는 조건은 첫 번째로 아이가 건강해야 되고(장애는 상관없지만, 병은 치료하고 예방접종을 완료하고 병원 진단서를 보내야 된다) 두 번째로는, 단체마다 조금 다르지만 대부분은 가정집에서 돌봄을 받아서 사람들과의 친화력, 다른 동거견들과의 어울림, 산책 태도 등 아이의 성격이 정확하게 파악이 된 아이를 요구한다. 성격이 좋은 아이부터 입양 우선순위가 주어지는데 우리 니모는 끔찍한 환경에서 살아서 겁은 많지만 사람도 잘 따르고 내가 집에 데려와서 병도 치료했고, 우리집의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살았고, 내가 니모의 입양을 위해서 집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담은 비디오도 만들고 해서 그나마 빠르게 입양가정을 찾을 수 있었다. 해외 입양단체는 입양 희망자들을 매우 꼼꼼하게 점검하고 면담하고 집을 방문한다. 우리 니모는 샌프란시스코의 미국인 가정에 입양이 결정됐다.

 

 

니모가 입양가기 전까지 나는 장애 아이, 손 안타는 아이, 학대트라우마 앓는 아이, 병치료하는 아이, 이렇게 넷을 돌보느라고 개인생활도 포기하고 외출도 하지 않고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을 구해야 했다.

 

니모의 병치료에는 2백만원 가량이 들었는데 병을 치료하는 데에도 돈이 많이 들지만 해외로 비행기를 태워 보낼 때는 돈이 더 많이 든다.

 

해외입양이 확정된 아이들의 출국 절차에 대해서는 다음편에 이야기할 예정이다. 아이들의 해외입양을 위해서, 해외로 여행가는 사람들이 손쉽게 해줄 수 있는 해외 이동봉사가 얼마나 절실하게 필요한지 꼭 알리고 싶어서이다.

 

누구에게는 한낱 유기견이고 심지어 음식일 수도 있지만 누구에게는 큰 돈과 노력을 들여서 살리는 소중하고 귀한 생명입니다. 식용견과 반려견이 따로 있지 않습니다. 우리 하니와 니모는 도살장에서 구조한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을 기록하기 위해 작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https://www.youtube.com/c/dungnansong 아이들의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니모의 입양을 위한 홍보영상 보기 https://youtu.be/nlM_hl4qx9M